‘전지적 지구 시점’은 환경 문제에 관심이 있는 지극히 평범한 저자의 제로웨이스트 실천서이다. 거창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마냥 사소하지 않은 제로웨이스트 실천 방법과 저자의 경험담을 읽다보면, 지구의 쓰레기는 내 옆에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담긴 일회용 컵이 아닌 나인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들기도 한다.
책의 목차를 훑다가 ‘옷을 고를 때는 신중하기’라는 문구가 내 눈길을 끌었다. 나일론이나 폴리에스터 같은 합성 섬유로 된 의류를 세탁하면 매번 수십만 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떨어져 나온다고 한다. 잼 중에서 제일 맛있는 잼은 ‘탕진잼’이고, 나는 오늘이 제일 예쁘니까 그에 걸맞은 귀엽고 예쁜 옷을 사야한다며 시원하게 긁어대는 6개월 할부가 이런 식으로 환경을 위협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양심통이 느껴졌다. 책을 읽으면서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독자로 거듭나고자 쇼핑앱 두 개를 삭제했다. 쇼핑충동이 들 때마다 모 금융그룹 광고 카피를 읊조려야겠다. ‘이별하자, 이 별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