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훌륭한 에세이로 잘 풀어내어 과학의 원리가 철학적, 인문학적 요소로 우리의 사고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는‘과학여행’책이다. 과학여행은 어떨까? 어려운 연구 또는 재미없을지 모를 심오한 원리를 떠올리게 하는‘과학’이란 주제를 더한 작가의 의도가 궁금하다.
휴양지로만 알려진 하와이가 사실은 천문대들이 모여 있는 천문학의 성지라는 것, 알래스카의 흑동고래 이야기, 멕시코 마야 유적지, 열대지방에서도 25도를 유지하는 개미들의 지혜, 전기와 수도시설도 없는 마추픽추의 농사 비법, 우유니 사막의 소금과 돌로 지어진 숙소 등 전 세계를 다니며 발견한 과학적 상식과 신비로운 이야기들은‘글은 발로 써야한다’는 작가의 말대로 멋진 세상을 발로 직접 밟아 여행하며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또한 이야기마다 관련 그림을 판화로 찍은 멋진 작품을 싣고 있어 과학 그림책을 보는 듯, 여행에세이를 읽는 듯 한권의 구성이 알차다.
코로나 시대를 살아내고 있는 우리는 해외로 떠날 수 있는 시기를 가늠하기도 어렵지만, 다시 떠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과학 이면의 유쾌한 삶의 통찰을 내 방식대로 사유해볼 수 있는 이 책 한권과 함께 떠나보자. 저기 어딘가 나를 위해 기다리고 있을 멋진 블랙홀을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