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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빵 유령
  • 제목 : 식빵 유령
  • 저자 : 윤지
  • 서평

    작은 식빵에 유령이 산다면?
    길모퉁이 작은 빵집 안, 식탁 위에 놓인 부숭부숭한 식빵 하나가 식빵 유령의 집이다. 유령의 몸을 누일 침대, 작은 탁자, 단벌 옷을 걸어 놓는 간소한 옷걸이, 어둠을 밝히는 촛불 하나가 이 식빵 유령이 가진 세간살이의 전부다.
    실로 딱 필요한 것만 소유하고 살아가는 이 식빵 유령은 존재 자체로 시작부터 관심을 끈다. 식빵에도 유령이 산다니,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지만 어쩐지 잘 어울리는 조합인 데다, 아침에 기지개를 펴고 일어나 이를 닦고 집 주위를 돌아보는 그인지 그녀인지 모를 이 유령의 일상이 우리의 그것과 많이 닮아 있기 때문이다. 우리 주위에 있는 여러 사물들에 유령이 함께 살고 있다면? 〈식빵 유령〉은 우리의 일상에 이렇게 잔잔한 상상을 그려 넣으며 유령에 대한 인상을 호러에서 애틋함으로 바꾸어 놓는 사랑스러운 그림책이다.

    함께 살아가는 것, 일상의 만족에 대한 작은 깨달음
    매일 같은 일상을 반복하며 평화를 느끼는 식빵 유령에게 난데없이 찾아 든 고양이의 존재는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킨다. 식탁을 마구 어지럽히는 건 예사고, 빵집 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고도 신나게 드르렁거리며 잠을 청하는 모습은 아예 난봉꾼에 가깝다.
    고양이로 인해 화나고, 고양이 때문에 울고, 고양이 뒤치다꺼리로 가득한 시간들을 보내며 식빵 유령이 간절히 바라는 것은 고양이가 없던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 하지만 성가신 고양이가 예고도 없이 사라지고 고요한 일상을 맞은 순간, 식빵 유령은 정말 행복했을까?
    얼마간의 부재 후, 다시 찾아온 고양이에게 그 간소한 식빵 집 한 켠을 내어 주는 식빵 유령의 넉넉하고도 따스한 배려가 마음을 덥힌다. 함께 살아간다는 건, 어쩜 이렇게 내 자리를 조금 내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거라고, 그렇게 우리 모두 행복할 수 있다고 〈식빵 유령〉은 이야기한다. 거리로 내몰린 길고양이나 유기견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사랑스러운 캐릭터 군단의 매력이 돋보이는 만화 그림책
    윤지 작가의 그림책 속 주인공들은 우리의 일상 어딘가에서 만난 듯한 캐릭터들이어서 볼수록 정겹다. 〈식빵 유령〉 속 식빵 유령은 늘 열심히 닦고 치운다. 물건 놓은 자리가 흐트러질 새 없이 제자리에 놓기 바쁜 엄격한 성격인 듯하지만, 흘러 넘치는 정을 주체할 수 없는 실로 사랑스러운 ‘츤데레’다. 고양이 또한 무시무시한 침입자에 장난꾸러기인 듯하지만 보호와 관심이 필요한 존재라 미워하기 어려운 존재다.
    〈마음 조심〉에서도 소심해서 아무 말 못하는 달팽이, 거들먹거리는 게 친구 등 이 시대, 우리의 일면을 쏙 빼닮은 주인공들이 마음과 눈길을 끌었다. 윤지 작가의 가슴 속에는 아직 세상에 보여 주지 못한 많은 캐릭터들이 살고 있다. 〈식빵 유령〉을 비롯해 앞으로 이들이 들려줄, 마음을 간질이는 이야기들이 기대된다.

    [출처 : 교보문고]